지행소개         지행사람들         강좌&커리큘럼          자료실          언론보도          커뮤니티          일정          방명록          정치사회비평 블로그 
ID저장
회원가입ID / 비밀번호찾기
2010 년 2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언론 보도

  위기에 빠진 인문학 교도소에서 꽃피다(인권연대)
  글쓴이 : 지행     날짜 : 08-08-13 15:55     조회 : 678    

위기에 빠진 인문학 교도소에서 꽃피다(주간<시사인> 08.08.16)  

 교도소에서 만난 그는 머리를 빡빡 깎고 있었다. 삭발을 해야 할 비장한 뭔가가 있었을까. 그런데 체구나 얼굴은 비장함과는 딴판이다. 얼굴에는 장난기 있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체구는 여유 있었다. 잔여 형기는 5년이란다. 어휴, 5년을 더 살아야 한다니, 그동안 얼마나 갇혀 있었나를 묻기도 힘들었다. 삭발과 여유있는 표정과의 부조화는 5년을 더 갇혀 있어야 한다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

 2주간의 교육이 끝나는 날, 그에게 소감을 청했다. “그동안 저는 석방되면 어떻게 먹고 살까만을 열심히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받고 난 다음...지금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제 고민이 되었습니다.”

 한방 맞은 것 같았다. 그도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을 게다. 학교도 다녔을 것이고, 교도소에 와서도 인성교육이나 직업교육도 받았을 게다. 그런데 2주간의 짧은 교육만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다니.

 내가 일하는 단체가 성공회대학교, 수유+너머, 지행네트워크, 철학아카데미와 함께 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인문학 교육을 하려 했던 이유를 그는 단박에 정리해주었다. 그 순간 고맙고 또 행복했다. 문학평론가 이명원 선생은 재소자들을 위한 인문학 교육에 <평화인문학>이란 이름을 붙였다. 텃밭인 대학에서는 위기라는데,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보이는 교도소에서 인문학은 다시 꽃피고 있다.

 교도소는 죄값을 치루는 곳이기도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목적은 범죄자의 교정교화에 있다. 사회로 돌아가서는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돕는 거다. 허나 국가가 이미 성인이 된 사람들, 머리 속이 꽉 찬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교정직 공무원들이 열심히 뛰기도 하지만 상황은 열악하다. 수천명을 수용하는 교도소에 강의실이라고는 달랑 두세개가 전부이고, 예산이나 인력 모두 부족하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문학 교육이 하나의 돌파구가 되었으면 했다. 문학, 철학, 역사, 예술 등에 대한 공부를 통해 나와 이웃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교정교화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사진 출처 - 안양교도소

 일반적으로 재소자들은 많이 배우지 못했고, 가난하다. 그럴수록 자존감은 더 중요하다. 현실과 싸워 버틸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한 재소자는 생일케이크란 걸 교도소에 와서 처음 먹어보았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에겐 흔한 것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생일케이크만으로도 펑펑 울기도 한다. 해서 재소자들을 위해 가능하면 최고의 강사를 모시고, 최고의 대접을 해주고 싶었다. 존중을 받아봐야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을 거 아닌가.

 <평화인문학> 과정을 마친 우리의 이웃들이 소감을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 이제 막 시작한 <평화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바라는 마음에서 몇 구절만 살짝 공개한다.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제가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 인생은 고난의 바다와 같을 테지만, 한번 살아볼 가치가 있다 믿고 싶습니다. 용기를 내어 제 자신과 마주하겠습니다.”

 “왜 상황이 여기에 이르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너무도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평화인문학 과정에 참여한 것은 저에게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어떠한 시련이 닥쳐온다 하여도 굳건히 헤쳐 낼 것입니다.”

 “시작은 그냥 방안에 멍하니 있는 게 너무 지겨워 교육을 신청하여 듣게 된 사람인데, 강의를 들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잘못을 저지르면서 죄가 죄처럼 느껴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던 것입니다. 저 또한 이라크에서 웃으면서 사람을 죽이는 그런 살인자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안양교도소 평화인문학 과정,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3월부터 5개월에 걸쳐 진행된 이번 과정은 총 5기로 구성됐으며 성공회대, 연구공간 수유+너머, 인권연대, 지행네트워크가 각 기수를 담당하여 강좌를 구성하고 진행을 담당했습니다. 과정에 참여한 재소자들은 총 114명입니다. 이번 과정에는 고병권, 김민웅, 김종철, 이명원, 정호승, 조광제, 한홍구 교수 등 총 24명의 강사가 참여하여 모두 45회의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관련기사
ⅰ) 안양교도소 평화인문학 수강 소감문 1
ⅰ) 안양교도소 평화인문학 수강 소감문 2


작은울 답변   08-08-13 22:03
수고하셨습니다. 그들만의 학문이 아닌, 모두가 깊어지는 학문!
     
지행 답변 삭제   08-08-14 14:04
감사합니다. 더 깊어져야겠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덥네요....

Total 19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96 "민노당 `집권전략' 보수정치 프레임 벗어나야" (1) 대마왕 01-28 71
195 동서고금 '마음가는 여인' 34명과의 데이트[한국일보] 지행 12-18 235
194 문화사회를 위한 즐거운 혁명을 하자[프레시안] 지행 12-18 179
193 전환시대의 논리가 지금 더 간절하다[한겨레21] 지행 12-18 181
192 기억과 전망 21호 발간, 특집 '소통과 실천' 대마왕 12-18 183
191 2000년대 작가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주간한국] 지행 12-17 172
190 신춘문예의 모든 것 [주간한국] 지행 12-16 164
189 '전향'마저 과분한 당신들의 대한민국[르몽드 디플로… 지행 11-23 213
188 [‘한국사회체제’ 토론회]“진보진영 反신자유주의·反MB … 대마왕 11-17 203
187 [박정희 사후 30주년]“잘 살아보세” 대중의 욕구와 결합한 … 대마왕 10-26 325
186 "소통의 욕망을 역설적 배설"[경향신문 지행 10-25 304
185 박수연 행복한 책읽기 - 당신은 지금 사회에 순응하십니까(… (1) 지행 10-17 362
184 2000년대 서사 돌아보기[경인일보] 지행 10-11 330
183 문학상, 팔은 안으로 굽나? 글쎄[주간한국] (1) 지행 10-09 296
182 데뷔 30돌 정태춘, 박은옥 기념사업단 발족[한겨레] (1) 지행 10-06 340
181 한국문단서 하루키의 의미는[주간한국] (1) 지행 08-26 560
180 지식협동조합을 제안합니다[주간한국] (1) 지행 08-11 541
179 대안지식공동체서 벗어나다[주간한국] (2) 지행 08-11 626
178 시대 읽고 현실 들춰 심금을 울리다[한겨레] (1) 지행 08-11 521
177 대의를 배신한 대의제를 어찌할 것인가[한겨레21] (1) 긴호흡 08-08 410
 1  2  3  4  5  6  7  8  9  10  
지행네트워크 : (주소) 서울시 마포구 구수동 76-1번지 3층 (전화) 02-823-4926 (홈페이지) http://www.jihaeng.net